2010년 9월 29일 수요일

[역발상 심리경영] 마음에도 없는 칭찬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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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 심리경영] 마음에도 없는 칭찬 해야하나요
기사입력 2010.09.10 15:33:22 | 최종수정 2010.09.10 17:46:09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저는 칭찬보다 질책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하려니 오히려 속만 상합니다. 칭찬의 기술이 있나요. (제조업체 사장)



▶있습니다. 바로 상대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다면 내 가족으로 여기고 사랑하십시오.

상대를 사랑하는데도 칭찬이 나오지 않는다고요? 그렇다면 사장님은 완벽주의의 늪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뭐든지 잘해야만 하고 남의 흠결부터 보는 큰 병에 걸린 거죠.

한 가지 잘 하는 점이 있으면 계속 인정하고 칭찬하면 되는데, 완벽주의자는 그걸 못합니다. 조금이라도 눈에 거슬리는 게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질책을 합니다. 말로 상처주고 정나미 떨어지게 합니다. 그냥 고맙다 수고했다 한마디 건네면 좋을 것을 꼭 꼬아서 쿡 찔러댑니다. 참 못된 버릇입니다. 나중에 후회하면서도, 하지 않아야 할 말을 자꾸 합니다.

본심은 그렇지 않다고요? 그렇지 않게 표현하면 될 일입니다. 듣는 직원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꾸지람을 많이 받다 보니 기가 죽어서 눈치만 보고 소극적으로 바뀝니다. 직장인은 인정받는 재미로 사는 건데 그게 없으니 회사가 지옥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비즈니스가 잘 될 리가 없겠지요. 질책하는 습관은 어차피 고쳐야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시시포스는 수없이 정상에 오르지만 매번 허무함만 맛봅니다. 성취를 해도 만족이 없고 목표를 달성해도 과정이 즐겁지 못합니다. 그에게 성취는 형벌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이 시시포스의 후예로 살고 있습니다. 뭔가 해야만 안심이 되지만 그나마 돌아서면 또 쫓기는 것 같고, 직원이 일 하는 것을 보면 늘 모자라고 게으른 것 같아서 실행력 부족을 탓합니다.

그러나 사실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완벽주의자는 성취 여부에만 집착하느라 자기 자신조차 편안하게 사랑하지 못합니다. 대개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게 애정을 많이 받지 못했거나 야단을 많이 맞았던 분이 많습니다. 자기 자신이 칭찬을 많이 받아본 경험이 없으니 나올 칭찬이 없는 거죠.

그렇다고 자기 어린 시절을 돌이킬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요? 지금부터라도 몇 가지 처방을 열심히 따라하시면 됩니다. 우선 거울을 보세요. 눈가에 주름이 생기도록 환하게 웃어봅니다. 얼굴 근육을 웃는 모양으로 만들면 자연히 마음도 밝아집니다. 얼굴을 찌푸린 상태에서 말로만 칭찬하면 역효과만 납니다.

둘째, 칭찬할 사람을 하루에 세 명씩 미리 정하고 칭찬의 근거를 메모합니다. 목표 달성에 민감한 완벽주의자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충동적으로 준비 없이 칭찬하면 자칫 공치사로 들릴 수 있습니다.

셋째, 제3자에게 칭찬합니다. 둘만 있을 때 칭찬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 앞에서 칭찬하는 게 낫고, 그보다 당사자가 없을 때 제3자에게 칭찬하는 게 더 낫습니다. 제3자에게서 전해 들은 칭찬이 직접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고 충성심을 갖게 합니다.

차라리 약아집시다. 겉으로만 좋은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게 질책하고 상처주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우종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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