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30일 월요일

[ODA WATCH OWL] (55호)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소망을 만나다 "테드 닷 컴" ODA Watch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소망을 만나다
 - Ideas worth spreading. 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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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분의 마법” TED는 확산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내건 미국의 비영리재단으로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의 앞 글자를 모은 것이다. 매년 초 마다 컨퍼런스를 열고 있고, TEDGlobal, TEDActive같은 별도의 컨퍼런스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TED와 같은 행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단체나 지역에TEDx 라이선스를 제공하여 TED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TED는 1984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전통적 컨퍼런스에 가까웠던 TED는 2001년 지금의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이 TED를 인수하고 난 후 본격적인 혁신을 겪게 되었다. 특히 YouTube와 같은 웹 비디오의 성장에 발 맞춰 강연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개방형으로 변모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TED의 강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의 인기 역시 TED의 강연이 활성화 되는데 기폭제가 되고 있다. TED의 힘은 참여하는 연사들의 면면만 봐도 확인 할 수 있다. 유명정치인, 노벨상 수상자, 학자, 기업인, 사회운동가, 음악가 등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연사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공유한다. 이러한 강연은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되며, 전 세계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각각의 언어로 번역이 되고, 전 세계의 네티즌은 공개된 강연을 시청한다. TED는 2010년 7월까지 전 세계에서 2억 90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그 수는 계속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TED 속 국제개발협력

TED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존중한다. 전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빈곤도 TED에서는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TED에는 별도의 큰 카테고리로 다뤄질 만큼 글로벌 이슈에 관련된 강연이 많이 있다. 빈곤, 인권, 개발, 환경, 구호, 외교, 분쟁 등의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 많은 연사들이 자신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와 학자는 물론, 무엇보다도 개발도상국의 연사들이 직접 TED에 나와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간혹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우리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기도 하고, 그들이 바라는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많은 강연이 있지만 이번에는 TED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제개발협력에 관련된 각기 다른 주제의 강연 두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클린 노보그래츠 “원조, 제 3의 길”

 
지금까지 원조시스템은 분명 전 세계를 실망시켜왔다. 1970년 이래로 아프리카에 500억 달러가 원조자금으로 쓰였지만 아프리카를 극심한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데는 실패하였다. 이에 대해 한 쪽에서는 아프리카 정부를 보다 책임감 있게 만들어주기 위하여 이제는 원조가 아닌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원조액이 부족하다고 하며 선진국들이 더 많은 원조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Acumen Fund의 대표이자 “블루 스웨터”의 저자 재클린 노보그래츠는 원조와 투자를 상호 보완한 제 3의 길 “인내하는 자본(Patient capital)"을 이야기 한다. 그녀는 원조와 투자 모두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서로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물론, 아무도 수혜자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 문제점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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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하는 자본“은 자신들의 지역사회를 알고 건강관리, 식수, 주택, 대체 에너지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닌 개인 고객이나 소비자 혹은 의뢰인 등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기업가들에게 투자한다. 혹여 시장의 평균적인 수익에 미치지는 못할 지더라도, 이것을 통한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한다. “인내하는 자본”은 세계의 여러 곳에 변화를 만들어 냈다. 탄자니아에서는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모기장 제조 섬유회사를 설립하기도 하였으며, 인도에서는 정부와 합작하여 병원을 설립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원조와 시장으로부터 소외 받는 빈곤한 농민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 하는 사업자와 학자에게 투자하여, ‘세류 관개(trickle irrigation)기술[i]’ 을 통해 사막을 아름다운 해바라기 밭으로 만들어 냈다.

인내하는 자본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수혜자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 지금의 원조와 투자 행태의 변화이다. 현재 원조는 일방적이고, 투자는 국제 투자 전문가에 집중되어 있다. ‘인내하는 자본’은 이러한 원조와 투자로부터 소외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멋진 혁신을 일으키고자 하는 사업가들과 시민사회 지도자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특히 ‘인내하는 자본’은 파키스탄에서 여러 차례 멋진 혁신을 일으켰다. 이러한 혁신이 탈레반을 대체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올바른 투자를 통한 사회적 자립은 정치집단 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투자냐 원조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가 파트너 국가의 주민들을 대하는 태도 일 것이다. 지금의 구호체계는 오랜 기간 변화의 흐름에도 여전히 주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지레 짐작으로 그들이 필요한 것을 판단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조이건 투자이건 주민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키마맨더 아디키 “일방적인 이야기의 위험성”


이 강연은 국제개발협력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강연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간과하기 쉬운 우리 사고의 문제점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키마멘더 아디키는 사람들의 일방적인 이야기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 하고, 익숙해져 버린 우리의 행태를 꼬집는다. 그녀는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소설가로 성공한 순간까지 자신이 체험한 일방적인 이야기의 문제점을 이야기 한다. 그녀는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정심을 받기도 하였고,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가정부 가족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무능력 하다고 판단했고, 언론에서 비치는 이미지 그대로 멕시코인들을 비열한 이민자로 오해하기도 하였다. 일방적인 이야기의 위험성이 이에 대해 문제점을 이야기 하는 연사 자신에게도 다가 오게 된 것이다.

“일방적인 이야기는 고정관념을 만듭니다. 고정관념의 문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불완전 하다는 것입니다. 그 불완전한 하나의 이야기는 유일한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가끔 아프리카를 52개의 나라와 수천 개의 문화, 그리고 다양성을 가진 대륙이 아닌 하나의 아프리카로 일반화시킨다. 어쩌면 우리에게 아프리카는 강연 속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아름다운 경치와 멋진 동물들이 있으며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무의미한 전쟁 속에 빈곤과 에이즈로 죽어가며 그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친절한 백인으로부터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곳” 이지 않을까? 최근 국내 대표 모금 방송에서는 아프리카를 “죽음의 땅”으로 표현하고 단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치중하기도 했다. 만약 외국 사람들이 한국을 “항상 전쟁의 위기 속에 공포에 떨고 있으며, 온 국민이 개고기를 즐겨 먹는 나라” 라는 일방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어떠했을까? 분명 우리는 이에 대해 결코 납득하지 않고 분노하였을 것이다.

일방적인 이야기는 사람들의 존엄성을 빼앗아 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말하고,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강연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꼭 아프리카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 쉽게 꼬리표를 붙이는 최근 우리 사회의 문화와 (개선되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수혜자들을 무능력하고 도움을 호소하는 존재로 인식시키는 홍보 방식을 답습하고 있는 우리의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이러한 일방적인 이야기 전달에 대하여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위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지식축제 ‘TED’

웹 비디오의 성장 속에서 TED는 세계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연사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소외 받는 있는 사람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케냐의 키베라는 100만 명의 빈민이 살고 있는 세계 최대 빈민가 중 하나이다. 하지만 2010년 이곳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 변화가 일어났다. 케냐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TED x Kibera를 열고 자신들의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이는 무능력하고 범죄의 소굴로 비치던 빈민가의 거대한 반전이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크리스토퍼 마카우입니다. 저는 TEDxKibera의 주최자 중 한 명입니다. 바로 여기 키베라에서는 너무나 많은 멋진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조 집단이 만들어져서 쓰레기장을 정원으로 바꿨죠. 그 장소는 원래 사람들이 자주 강도를 당하곤 했던 우범지대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활용해서는 녹색비료를 만들었고, 이것은 현재 30가구 이상을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학교도 만들었습니다. 플립 카메라(저가형 디지털 캠코더)를 사용하여 녹화하고 편집한 후 우리 스스로 설립한 방송국인 키베라TV에 보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땅이 희소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루를 활용해서 채소를 키우고 이를 통해생활비도 절약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우리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때 이루어집니다. 오늘, 저는 키베라를 다른 방식으로 봅니다. TEDGlobal과 전 세계에 제가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키베라는 혁신과 아이디어의 뜨거운 현장입니다.”

TED의 가장 큰 힘은 그것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거대한 지식 축제의 장場이라는데 있다. 연사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개한다. 비록 18분의 짧은 강연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연사의 아이디어를 우리의 것으로 흡수 할 수 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무료로 공유함으로써 TED의 강연을 본 대중은 연사로부터 영감을 얻고, 행동으로 옮긴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모이면 큰 운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개도국이라는 이유로 소외 받던 가치 있는 지혜가 TED를 통하여, 꼭 TED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만 있다면, 우리에게 커다란 영감을 줄 수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에 상관없는 이러한 지성의 교류와 협력은 서로를 이해하게 하고, 서로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하면서 앞서 언급했던 일방적인 이야기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TED의 장점은 개방성이다. 처음 TED가 개방형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하였을 때 반대여론도 적지 않았지만, TED의 개방성은 연사와 시청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냈고 지금의 TED가 존재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TED는 이에 대한 노력도 하고 있다. TEDActive는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하기 위한 TED의 새로운 기획이다. 앞으로 TED의 변화가 궁금해진다.


기사 입력 일자: 2011-06-30



작성한규환 kyuhwan83@gmail.com / ODA Watch 청년활동가 8


기사 작성자 입니다
TED에서 볼 수 있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강연 주소를 공유합니다(모두 한글 자막도 있습니다)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TED  강연들


에스더 듀플로빈곤퇴치를 위한 사회학적 실험


 콜리어의 '빈곤의 경제학'


보노의 아프리카 구호활동 요청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비영리 단체가 코카콜라로부터 배울  있는 


Jessica Jackley: 가난 - 그리고 사랑


재클린 노보그라츠의 인내 자본


 게이츠 언플러그드

아프리카의 목소리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원조  무역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아프리카를 돕고 싶나요사업을 하세요

크리스 아바니의 아프리카 이야기


유빈 나이두 - 아프리카에 투자하기!


앤드류 음웬다새로운 관점에서 아프리카를 보다


http://www.ted.com/talks/andrew_mwenda_takes_a_new_look_at_afric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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